[도서소개] 은막의 매혹

[은막의 매혹]은 영화의 감상평을 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을 뜻하는 수상(隨想)집이라 표현을 하고 있다저자 스스로 전문 영화평론가가 아니라고 하지만 훌륭한 영화 평론집이다. 친근하게 풀어낸 저자의 영화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한 편의 에세이처럼 정감 어린 에세이집이다.

도서명: 은막의 매혹
저자: 장병호
출판사 : 해드림출판사

벅찬 감흥을 함께 나누고자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영화 <봄날은 간다>(2001)에서 상우가 은수에게 한 말이다.

어떻게 극장에서 잠이 오니?

청춘 시절의 나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영화를 보다가 졸았다는 벗이 이해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멋진 사람들이 기상천외한 사건을 벌이는 환상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는데 어찌 잠이 온다는 말인가? 영화만 존재하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고 밤을 지새워도 졸리지 않을 것 같았다.

최근에야 미디어의 홍수가 넘쳐나지만 TV도 없던 시절에는 극장에 가지 않으면 감상할 수 없는 은막의 세상은 그토록 신비하고 매혹적이었다. 이런 영화는 항상 나를 목마르게 했다.

은막의 세계와 사랑

극장에 한 번 들어가면 화면이 뚫어질 듯 빠져들곤 하던 애착은 나이가 들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서당개 삼 년에 풍월을 읊는 식”으로 영화 보는 눈이 길러졌는지 괜찮다 싶은 영화를 보면 그냥 있지 못하고 느낀 바를 끄적거리곤 했다.

애초에는 출판을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글이 쌓이다 보니 주위 사람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묵은 사진첩을 뒤지듯이 예전에 쓴 글들을 찾아내고, 미처 쓰지 못했던 것들을 마저 써가지고 한데 묶어보았다.

우리나라 영화의 발전

쉰 편의 글을 살펴보니 중학생 때 본 영화부터 최근의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국내영화에 관한 이야기가 외국영화보다 훨씬 많다. 사실 나는 요즘 예전과는 달리 우리나라 영화를 많이 본다. 내가 무슨 국수주의자라서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 것이 외국 것보다 훨씬 나아 보인다. 그만큼 우리 영화가 발전한 덕분이겠다.

나는 영화평론가는 아니다. 그저 영화를 즐기는 평범한 관객이기에 일반인의 눈으로 글을 썼다. 그래서 클리세니 시퀀스니 미장센이니 오마주니 페르소나니 하는 영화용어는 되도록 멀리했음을 밝힌다.

글로 쌓아가는 이야기

나는 왜 이런 글을 썼는가?

영화 전문가도 아니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왜 했는지 자문해본다.

뾰쪽한 이유는 없고, 그저 영화에 대한 감흥을 홀로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고나 할까. 사람은 좋은 것을 보면 혼자서 누리기에 아까울 때가 있다. 맛난 음식을 보면 가족들이 생각나고, 멋진 경치를 만나면 함께 오지 못한 사람이 그리워진다.

내가 영화 이야기를 쓴 것도 가슴 벅찬 그 감흥을 혼자 지니고 있기가 아까워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마다 영화에 대한 취향이나 느낌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이 책에 공감해주는 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올해는 코로나 감염증으로 영화세상이 크게 위축되었다. 대인접촉이 염려되어 관객들이 영화관에 발길을 끊으니 새 영화들이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어서 마스크를 벗고 활기차게 극장을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본다.

저자  한물결 씀

마치며

* 해당 내용은 장병호 영화이야기 [은막의 매혹]에서 해드림출판사의 허락하에 인용과 참조를 하였습니다.